검정풍선
미국 디트로이트의 어느 풍선장수가 변두리 동네 한복파네 커다란 기구를 설치해놓고 풍선을 그 옆에서는 아까부터 줄곧 한 흑인 꼬마가 유심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.
풍선장수는 장사 수완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었다.그는 먼저 빨간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냈다.
그러자 여러 꼬마들이 그 풍선을 잡으려고 몰려 들었다.
하늘로 날린 풍선은 결국 그곳 꼬마들의 시선을 일시에 집중시키는 효과를 발휘했다.
흥이 난 풍선장수가 이번에는 파란 풍선을, 그리고 노란 풍선을 차례차례 하늘로 날렸다.
날아오른 풍선들은 드넓은 하늘 위로 하염없이 날아오르더니 이윽고 까마득한 점으로 변하면서 사라져갔다.
바로 그 때였다.
여태껏 넋이 나간 표정으로 날아오르는 색색의 풍선을 바라보던 흑인 꼬마가 조용히 풍선장수에게 말을 걸었다.
"아저씨, 저 …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요."
"그래? 그럼 어서 물어보렴."
흑인 꼬마가 기구 옆에 묶인 검정 풍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.
"아저씨가 만약 이 검정 풍선을 띄워 보내면 이것도 틀림없이 다른 풍선들처럼 하늘 높이 날 수 있을까요?"
꼬마의 말에 풍선장수는 잠시 무어나를 곰곰이 생각하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.
그러고는 가볍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묶어두었던 검정 풍선들을 모조리 풀었다.
끈이 풀린 검정 풍선들이 일제히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.
---- 풍선이 하늘을 날게 하는 것은 색깔이 아니라 풍선 안에 든 것이다. ---
유동범氏가 엮은 "소금"의 책에서 옮겨놓은 것입니다.
여러분과 같이 나누고 싶어서 글을 옮겨봤어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