은은한 빛으로 가장 그늘지고 낮은 곳을 어루만지던 ‘별’이 졌다. 하늘은 매서운 바람으로 슬픔을 토해냈고 이 땅에 남겨진 이들은 ‘마음 속의 등불’을 잃은 애통함에 눈물을 흘렸다. 20일 고 김수환(스테파노)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치러진 명동성당에는 비통함이 내려앉았다. 곳곳에서 눈가를 훔치는가 하면, 낮은 목소리로 성가를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. 군복무 중 선종 소식을 듣고 휴가길에 바로 성당으로 달려온 20대 청년, 불편한 몸을 전동의자에 의지한 채 자리를 지킨 뇌성마비 장애우 어머니의 손을 잡고 나온 8살박이 어린이...이날만큼은 이념도 갈등도 허물어졌다. 계층과 연령을 넘어 모두가 김 추기경이 남긴 ‘큰 사랑’을 되새기면서 자신을 돌아보고, 김 추기경의 명복을 기도했다. “감사합니다” 김 추기..